스웨덴의 제2의 도시, 괴텐버그의 발할라 수영장도 역사적 가치와 인테리어의 예술성에도 불구하고 철거 위기에 놓여 있다. 이 건물은 오랫동안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고 꾸준히 개보수가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복지국가조차 공공재 유지에 필요한 비용을 무한히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설이 낙후되면서 시민들의 이용률은 점차 줄어들었고, 괴텐버그시는 막대한 리모델링 비용 대신 더 많은 시민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시기에 지어진 건축 중에 어떤 공간은 살아남고, 어떤 공간은 사라지는 이유를 미적 가치나 역사성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공간을 유지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과 정치적 의지, 시민의 이용과 관계까지 포함되어야 한다. 단순히 역사를 보존하려는 감정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성의 고려가 필요하다.
가가와현립체육관의 사례는 지방 도시의 취약한 재정도 문제였지만, 시민과의 관계가 10년이나 단절되어 있었다는 점이 더 치명적이었다. 기억이 없는 공간은 유지할 이유도, 지지할 이유도 없다.